독서모임
의 추천도서로 선정된 '대성당'
레이먼드 카버의 단편집을 모아놓은 작품이다.
이 단편들 읽으면서 든 생각이 참 여러가지다.
왜 이렇게 찝찝하지?
왜 이렇게 건조하지?
대체 무슨 얘길 하고싶은걸까?
그만큼 작가가 쓰는 방식이 나에게는 너무 이질적이었고, 잘 읽히기 않고, 마무리 짓는 방식이 깔끔하지 않고, 대체적으로 좀 거북하단 느낌. 대체 어떻게 느낀점을 표현해야할까. 나름의 힌트를 책의 '레이먼드 카버' 소개 에서 찾았다.
'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의 대가'
미니멀리즘은 짧은 소설을 의미한다 생각하고, '리얼리즘-현실주의' 에 초점을 맞추니 조금은 알 것 같은 기분.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소개하도록 한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도움이 되는'
자신의 생일의 사고를 당한 아들, 그 아들을 아빠와 엄마가 떠나보내는 과정, 그안에서의 감정 변화 들이 담겨있다.
혼수상태임을 제대로 얘기하지 않는 의사의 애매모호한 말투, 병원내 모르는 사람에게 자신의 아들얘기를 하는 엄마,
전화로 독촉하는 빵집 주인 등
각자의 처한 상황이 다른 상태에서 나올수 있는 반응, 태도들을 소설로 풀어낸 것 같다.
특히 부부가 밤에 빵집에 가서 분노를 표출하는 부분은 자식 잃은 슬픔을 꾹꾹 눌러담았으나, 그것을 토해낼 대상이 빵집주인으로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 인간의 감정이 극단적으로 치닫으면 어떤식으로 행동하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이런 감정 풀이가 현실에 맞닿은 '리얼리즘'이라고 느꼈다.
다행히 빵집주인은 침착한 태도로 이들에게 빵을 대접하고, 얘기를 들어줌으로 부부의 마음이 치유될 것을 예고하는데. 결국 사람의 감정은 사람으로 인해 해소되는 것인가.. 이 역시 '리얼리즘'이라고 볼 수 있을듯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의 책이지만, 그 중에 그나마 기분좋게 마무리된 느낌의 단편이었다.
'보존'
직장에서 해고된 후 남편, 하루종일 소파에서 지내는 모습을 통해서 그가 느끼고 있을 자괴감, 구겨지는 자존심, 이 감정들이 마음을 깊이 후벼파는데..
혹시 저 모습이 미래가 내가 될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부인, 아무렇지 않게 행동하려 하지만 답답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듯 하다.
눌러둔 답답함이 고장난 냉장고로 인해 한번 터지는데, 그 후에 오가는 대화속에서 숨막힘이 느껴졌고, 마지막에 거실로 돌아가는 남편의 모습에서는 축쳐진 어깨에 바위 하나 더 얹혀진 느낌.
그리고 그 상태로 단편이 끝나는 굉장히 찝찝했다.
실제로 이런 상황에서 둘 사이에 감정 쉽게 해소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갈등을 해소하는 것으로 마무리 되는게 아니라, 그것을 그대로 둔 상태로 끝나는것. 이게 '리얼리즘'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었다 생각
'대성당'
그런데 이 단편은 특이하다. 앞선 작품들과 비교해서 현실성이 없어보이고, 이질적으로 느껴진다.
이런 생각을 해봤다. 혹시 작가의 종교적, 영적인 경험을 소설로 만든 걸까?
기독교에서 간증이란 말이 있다. 자신의 종교적 경험을 고백함으로써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려는 행동.
맹인은 대성당을 모르고 주인공이 설명해주고자 했지만 어려움을 느끼고, 맹인과 함께 그리고 나서, 눈을 감은 상태로 감탄하며 마무리되는데..
둘이 무언가를 같이 공유하고 있는듯 한데, 무슨 깨달음을 얻은 것일까? 이 맹인을 뭔가 초월적인 존재로 비유한건가.
제목의 임팩트 때문인지.. 신비롭다는 생각을 했다.
해석이 진짜 궁금해서 찾아보니까 편견, 소통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가장 인상깊었던 해석이 주인공이 대화하며 맹인과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대성당을 그림으로써 성사되는 소통의 카타르시스를 독자에게 전달했다는 것. 이게 가장 마음에 와닿는 해석이었다.
책의 특징이라면 열린결말이 많은데, 생각의 여지를 남겨두는 작가의 시그니쳐가 아닌가 싶다.
너무 어렵고 많이 곱씹어봐야 와닿을 수 있겠다 싶은, 나에겐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BUT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는 독서모임의 특성에는 걸맞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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