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학/이런저런 도서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 - 제임스 길리건

by 곽성이 2023. 9. 9.

 

 

스마트폰 서핑하다가  어느 커뮤니티에서 책 소개를 하는 글을 보게됬다.

 

제목은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위험한가'

 

부제 '보수가 집권하면 왜 자살과 살인이 급증하는가'

 

좋지않은사회 분위기에 묻지마 살인이 한차례 뉴스 지면을 휩쓸고 간 지금.  이 자극적인 부제는 나를 홀린듯이 이 책을 구매하게 만들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까?

 

 

제임스 길리건, 오랜시간 폭력문제를 연구해 오던 정신의학자.

 

19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자살/살인이  장기적으로 큰 규모로 증가하고 감소하는 경우가 3번 있다는 것을 보게되는데, 이 것이 대통령 선거주기와 맞아 떨어짐을 알게된다.

한세기 동안 일관되게, 공화당이 집권을 시작하면  자살/살인율이 올라기 시작하고,  민주당이 집권을 하면 내려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왜 스스로 미쳐서 자살하는자와, 범죄적동기로 남을 해치는 살인하는자가 동시에 늘어나고 줄어드는 것일까. 

 

이 책은 이런 의문에서 시작하며 죽음이 정치-사회와의 관계성을 알려주고 증명하려는 보고서다. 

 

 

책에서 '폭력치사' 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것은 자살/살인을 모두 아우르는 말로 정의한다. 

이 것을 합쳐서 얘기하는것의 의도는 자살과 살인, 둘다 개인의 문제가 아닌 정치-사회  의한 피해자로 얘기하고 싶었던건가?

 

책의 키워드 중에 '수치심' 이 있다.

 수치심 때문에 참을 수 없이 고통스러울때 이 것을 느껴야하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남임을 증명하며 떠넘기려는 마음에서 살인을 저지르게되고,  그 반대는 자살은 어떨까.

이 자살을 이해하려면 '죄의식'이라는 또 다른 감정 을 고려해야하는데, 이 것의 기능은 수치심이 자극하는 상대를 향한 공격성을 저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치심으로 생기는 공격성은 자기 자신에게라도 터뜨려야 막을수 있을정도로 강력해서, 극단적인 상태라면  수치심을  상대를 해함으로써 해소할수있느냐 목숨을 끊어야 해소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자살/살인을 낳는다.

이 수치심 일으키는 요인에는 명예의 추락이라던가, 경제력 상실이나, 괴롭힘이라든가 여러 요인이 있을수 있겠다.

 

이 수치심이란 단어 역시 책에 자주 나오는 만큼 중요하게 다룬다.

 

 

아무튼 작가는 그 뒤 숨겨진 불평등, 그 것이 자살/살인의 진짜 범인이라고 주장한다.

 

미국 내  흑인/백인 차별은 유명하지 않나. 그 것을 예시중 하나로 드는데.

흑인/백인,  둘의 폭력 범죄 관여하는 비중을 비교하면  10대에는 거의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3대2,  4대1 흑인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 차이를 만들어내는 주된 원인은 실업이고, 빈민가 흑인 청년들이 마약 거래등 폭력,범죄에 가담하는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흑인은 가장 나중에 채용되고, 가장 먼저 해고된다'

전체 실업률의 높고 낮음은 무관하게 흑인들의 실업률은 언제나 백인의 두배 수준을 유지했다 것

이 점을 근거로 백인 사회보다 흑인 사회에서 살인율이 높은 이유를 설명한다.

 

이  불평등을 일으키는 정치는 어떤가?

 

 

불평등은 공화당 때 커지고, 민주당 때는 줄어든다

 

책에 의하면 공화당은 자신을 번영을 가져오는 당이라고 하지만, 결과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았다.

 

- 1900년부터 2010년까지 공화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 민주당에 비해 불황이 약 3배정도 오래감

- 공화당이 자기정권에 시작된 불황을 다음정권으로 넘길 확률이 민주당에 비해 4배다.

- 민주당이 집권하는 동안 일어난 불황의 3분의 1은 공화당 정권으로부터 물려받았다.

- 사회, 경제적 스트레스, 불평, 폭력치사 등이 통계적으로 공회당때 올라가고, 민주당 때 내려갔다.

 

공화당의 주장과는 다르게 결과는 처참한데, 이상하게 정권을 잡는 비율은 공화당이 더 높았다.

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는 정당에게 유권자들은 표를 던지는 것일까? 

어떻게 소수의 부자보다 다수에게 불리한 쪽인 정치체계로 유도되는가?

 

'분할 정복' 이란 말이 등장한다. 오래전부터 소수가 다수를 다스리는 전략인데 이게 먹히는 것이다.

 

- 불평등, 갈등을 조장하는 정책으로 사회의 폭력 수준이 올라감 (ex 같은 죄를 져도 인종에 따라 투옥되는 비율이 다름)

- 폭력은 대다수는 가난한 사람들이 저지름, 그에 따라 중산층은 저소득층에 분노, 

- 그래서 상류층이 나라의 재산을 대부분 가로채는 것을 모르고 넘어가게됨

 

상류층은 범죄가 일어나도, 돈을 주고 경비업체를 고용하면 되기 때문에 별로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미국에서 잘사는 사람들이 경비에 들이는 돈은 나머지 국민 전체가 방범에 들이는 돈보다 많다고 한다.

 

이러한 갈등-충돌로 인해서 생기는 정치적 이익이 있는데, 이런 저소득층에 대한 중산층의 거부감이 커지면, 복지정책/범죄에 덜 엄격한  정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지고, 투표도 그 정당으로 하지 않게 유도된다.

 

공화당 자신들이 내걸고있는 경제,치안이라는 목표 달성을 실패함으로써 선거에서 승리한다. 그래서 '실패는 성공의 보증수표' 

 

 

-----------------------------------

 

이 책이 설득하고자 하는 내용이 불편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결과를 확정짓고 근거를 두는 확증편향이라고 해석할 수 도있다. 

 

나 역시 100% 책의 내용의 동의 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어떤 것이 교도소 수감자의 재범을 예방하는 데 확실한 효과를 보이는지 조사했는데, 바로 학위를 따는 것이라고 한다. 보스턴 대학 교수들은 25년동안 자원봉사로 한 교도소에서 2~300명 정도를 대상으로 대학 과정의 수업을 가르쳤는데, 그들 중 한사람도 범죄를 저질러서 돌아오지 않았다. 모든 교도소가 그렇게 완벽한 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었지만, 기간을 30년으로 늘려 잡았을 때 2명 나왔다.

 

 오히려 범죄자를 교육하는 쪽으로 폭력을 예방할 수 있다는 건데... 끔찍한 강간, 살인마가 있고. 전과가 많은 이들이 버젓이 바깥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위협을 가하고..  그런 것을 보면 이들을 위해 나랏돈이 들어가는게 맞나? 거부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피해자나 그들의 가족들이 벌벌 떠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저렇게 교도소에 끌려간 사람들이 무고하거나 억울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가정폭력을 견디다 못해 살인 했을 수도있고.

그렇다면 나쁜사람을 더 압박하자고 억울한 사람까지 압박해야 하는가?  생각이 복잡해지는 부분이다.

 

마무리로 우리가 하는 투표의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고작 한표일 뿐이지만 이 한표가 쌓여서 대통령을 바꾸고, 사회의 분위기를 바꿀 수도 있다.

이 책은 그 한표에 얼마나 무게감이 있는지, 정치가 우리 삶과 얼마나 밀접한지 한번 더 느끼게 해준다.